PROJECT SUMMARY
양평군 단독주택 고즈넉이 (고즈넉함이 스며들다)
“방과 방을 이어주는 마루와 복도 공간은 그저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공간이 아닌 매개공간으로 위치하여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그 안을 거니는 사람들에게 있는 고즈넉한 마을 풍경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게 해주고, 빠름을 추구하는 일상속에서 여유와 쉼을 찾기위한 편안한 숨을 잠시 내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PROJECT CONCEPT
건축가는 의뢰인과 다양한 주제의 대화들을 통해 단순하게는 미적 취향부터 깊게는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삶의 철학이나 원칙 등을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컨셉을 정하기도 합니다. 특히 주택 의뢰의 경우에는 더더욱 의뢰인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파악하여 그들의 일상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건축물과 장소를 구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즈넉이 프로젝트는 위와같은 방법으로 진행된 대표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의뢰인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선호하는 분이었습니다. 화분에 키워지는 조경 식물들조차 가꿔지거나 분재되어진 모습을 비선호하는 분이었습니다. 또한 화려한 순간을 간직한 벚꽃보다는 겨울을 이겨내는 인내와 고결함을 지닌 매화를 좋아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성향적 특성들은 주택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건축개념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Strategy 01. 현대 주거형식의 특징인 다복합적 기능 공간의 분리화
의뢰인의 기능적인 요구사항으로는 주방과 식당은 침실 및 휴식 공간과 분리되고 주방은 보조주방과 연계되어 별도로 바깥출입이 가능하기를 원하셨습니다. 또한 노후 대비를 위해 월세나 하숙 등이 가능한 공간을 원하셨습니다.
위와 같은 대화를 기반으로 절제된 미를 갖추면서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풍경과 일상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고민한 것은 기능적요구와 컨셉을 어떠한 형태로 조화를 이루어 초기 디자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최근 국내 주거형식을 보면 아파트(공동주택) 평면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단일건축재료 및 동일한 구조형태를 통해 상대적 저비용으로 다량의 고효율 공급에 중점을 두고 있는 아파트는 경제성과 편의성, 합리성을 중시한 평면계획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로 인해 공동주택의 평면은 대부분 흔히 ‘LDK’ 라고 불리는 거실+식당+주방이 합쳐진 공간을 중심으로 곁가지에 방이 위치하는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각 공간들은 자연스럽게 위계가 형성되며, 동선의 중심이 되는 이 공간 건축 계획적으로 다기능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계획적인 기능 3가지 외에도 그 공간을 머물고 거니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방식(개성)들이 추가되면 그곳은 서재, 홈시어터 등등 4~5가지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는 분명 효율적이고 매우 편의성이 뛰어난 가변성을 지닌 공간이지만 고즈넉이 프로젝트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먼저 첫번째로는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정리하면 크게 가족 혹은 개인의 휴식공간과 식사공간의 분리가 있었습니다. 이는 주를 이루고 있는 주거형식의 중심공간인 LDK를 L(거실)과 DK(식당, 주방)로 철저히 분리 후 그 공간들이 같은 위계를 지닌 중심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즉, 중심점이 하나가 아닌 두 공간 이고, 강력한 두 공간 사이를 어떻게 이어줄건지에 따라 건축물의 컨셉이 달라질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Strategy 02. 분리화한 공간을 매개공간으로 연결
분리된 두 개의 중심축 사이를 연결해주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것입니다. 바로 연접하여 반전의 효과를 기대하는 매우 동적인 공간배치가 있는가 하면 단순히 기능적인 복도나 계단 등으로 연결시키는 방식, 혹은 강한공간과 공간 사이에 완충공간을 두어 연결하는 방식 등이 있을것입니다.
고즈넉이 프로젝트는 옷자락에 서로 다른 색상의 물을 적절한 간격을 두어 떨어뜨리면 각각의 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퍼져 나가는 물자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빛깔을 형성하는것과 같이 두가지의 성격이 강한 공간을 적절하게 이격시켜 그 사이에 매개공간을 형성하여 보다 자연스럽게 공간의 전이가 이뤄지도록 계획하였습니다. 그 다음 기능적 연결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집주인과 게스트 공간의 연결이었습니다. 두가지의 강한 공간 이 집주인의 주거적 목적을 띄고 있었다면 상업적 목적을 띈 게스트(하숙)공간은 또다른 성격을 지닌 공간이기에 크게 집주인의 공간과 게스트의 공간으로 다시 카테고리를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조금더 개인의 삶의 방식을 지켜주면서 동시에 공유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주방 및 식당을 게스트 공간과 가까이 두었습니다. 이렇게 분리된 공간은 마찬가지로 적절히 공간을 이격시키고 그 사이공간을 매개공간으로 연결시켰습니다.
Strategy 03. 각각의 매개공간과 외부공간의 관계성 설정
연결공간으로 위치한 매개공간들은 모두 외부공간과의 관계성을 통해서 복도와 같은 기능 외에 사색 혹은 휴식공간임과 동시에 일상을 담아내는 사람들이 느끼는 내외부의 경계를 최대한 흐려주는 깊이감을 주고싶었습니다. 각각의 매개공간들을 통해 각자 관계성을 맺는 외부공간들의 있는 그대로의 햇빛, 마당과 농경지의 모습등이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간에 스며들어 그 풍경들을 경험하고 즐기기를 바랬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폴딩도어나 전창 등을 사용하여 시각적인 연결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동선의 연결을 부여하여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최대한 흐려지게 하고 매개공간속에 또다른 물자욱으로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을 만들고자 했습니다.